‐2021

<Collet it. Write it. Overwrite it. Tune it. Save it.>

collect it.
일상 속 대화와 풍경, 고민과 생각은 작업의 재료가 된다. 이때 경험을 재현적 형태로 저장하지 않는다. 조형적으로 치환하여 수집하고 그것을 화면 위에 기록한다.

Write it. 
나에게 있어 화면은 현실과 분리된 공간에 존재하는 하나의 빛 덩어리다. 그곳에 내가 수집한 색과 형태를 물성을 가진 재료를 사용해 그려낸다. 오롯이 내 안의 것들로만 그림을 그리는 것. 그것을 펼쳐두기에 그곳만큼 편안한 곳이 없다. 

overwrite it. 
그려진 형상 위로 그것과 어울리는 다른 조각을 배치한다. 그 순간의 내가 가장 보기 좋은 화면이 구성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새로운 시간이 더해지면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지나간 시간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듯 그림 역시 덮어씌워지고 다시 그려진다.

tune it. 
임의적이거나 우연적인 모습이 아닌 질서 있는 모습이 되도록 정돈한다. 섬세하게 정확한 음을 맞추는 것처럼 화면 위의 요소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조화로움에 이를 수 있도록 조율한다.

save it.
멈춘다. 다시 더하지 않는다.



삶은 선택과 결과의 집합이다. 매 순간의 최선의 선택을 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내 모습이다. 새로운 경험과 생각은 전과 다른 나로 살아가게 한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경험을 조형적 요소로 인식하고 이를 회화의 형태로 가장 조화롭게 화면 위에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과정에서 기록된 이미지들을 보여주고자 한다.